재난영화를 보다 보면 재난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물 한 채에서 시작해 도시 전체를 위협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국가와 대륙을 넘어 지구 전체를 무대로 삼는 영화도 있다. 2009년 개봉한 《2012》는 그중에서도 매우 큰 스케일의 재난을 보여주는 작품이다.《2012》는 제목부터 재난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당시에는 고대 마야 달력과 관련된 종말론이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영화는 이러한 세기말적 분위기를 출발점으로 삼아 지구 규모의 재난을 상상한다.영화 속에서는 지질학적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지진과 화산 폭발, 해일 등 여러 형태의 재난이 연이어 발생한다. 한 가지 재난을 해결하면 또 다른 위기가 닥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객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
여름철 부산 해운대는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휴가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영화 《해운대》는 바로 그 익숙하고 평화로운 공간에 거대한 재난이 찾아온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2009년에 개봉한 《해운대》는 거대한 쓰나미를 소재로 삼은 한국형 재난영화다. 단순히 파도가 도시를 덮치는 장면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재난이 일어나기 전부터 해운대 주변에서 살아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낸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재난의 규모만큼이나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선택이 기억에 남는다.특히 이 작품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부산과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해외 재난영화와 다른 느낌을 준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날씨가 조금 추워지거나 더워지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그래서 기후의 변화가 짧은 시간 안에 거대한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상상처럼 느껴질 수 있다.2004년 개봉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바로 이러한 상상을 극단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영화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급격한 이상기후를 일으키고, 미국을 비롯한 북반구가 거대한 한파와 빙결에 휩싸이는 상황을 그린다.이 영화는 단순한 자연재해 영화와 조금 다르다. 지진이나 화산처럼 하나의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현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재난이 확대된다는 설정을 사용한다.영화의 주인공 역시 재난이 시작된 뒤 갑자기 등장하는 영웅이 아니다. 기후 변화를 연구..
화산은 평소에는 멀리 떨어진 자연의 일부처럼 보인다. 산 정상에서 연기가 조금 올라오거나 주변에 온천이 있는 정도라면 그것을 당장 위험한 징후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화산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1997년 개봉한 《단테스 피크(Dante's Peak)》는 바로 이런 상황을 영화의 중심에 놓는다. 평온해 보이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화산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이를 조사하던 화산학자가 심각한 위험을 예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과학적 경고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과정은 어떠한지, 그리고 실제 위기가 닥쳤을 ..
재난영화를 떠올리면 거대한 파도나 도시를 뒤흔드는 지진을 먼저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재난의 규모가 반드시 자연재해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안전하고 편리하게 느껴지는 공간이 한순간에 위험한 장소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1974년에 공개된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다룬 대표적인 재난영화다. 초고층 건물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중심으로 건물 안에 갇힌 사람들과 이들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오래된 영화이지만 오늘날의 재난영화와 비교해 보아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기 어려웠던 시대에 거대한 화재를 어떻게 화면에 구현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화재가 발생한 뒤 사람들이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