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내면 괴물이 달려오는 세상. 《콰이어트 플레이스》 1편은 대사보다 침묵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영화였다.아기가 울기라도 하면 가족 전체가 위험해지고, 작은 물건 하나 떨어뜨리는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했다. 특히 출산을 앞둔 엄마가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아이를 낳아야 하는 상황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1편에서 아버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이후의 이야기를 이어간다.이번에는 엄마가 갓난아기와 두 아이를 데리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동안 부모의 보호를 받던 아이들도 스스로 판단하고 괴물에게 맞서기 시작한다.1편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아버지의 희생을 보여주었다면, 2편은 남겨진 가족이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1.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는 영화가 있다.2018년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그랬다.괴물에게 쫓기고 도망치는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의 설정은 조금 달랐다.괴물은 앞을 보지 못하는 대신 청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아주 작은 소리에도 달려든다.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도망치는 것보다 소리를 내지 않는 것 자체가 생존 방법이다.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부터 궁금했다.사람이 어떻게 평생 소리를 내지 않고 살 수 있을까?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걷는 것부터 아이를 낳는 것까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소리를 만드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소리를 내면 죽는 세상애벗 가족은 괴물의 공격을 피해 농장에서 살아간다.가족은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수어로 대화한다. 신발을 신지 ..
1997년에 개봉한 영화 《볼케이노》는 로스앤젤레스 한복판에서 갑자기 화산이 폭발한다는 설정의 재난영화다.화산이라고 하면 산꼭대기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매일 자동차를 타고 다니던 LA 도심 한가운데에서 땅이 갈라지고 용암이 솟아오른다.주인공은 로스앤젤레스 비상관리국 책임자 마이크 로크다. 토미 리 존스가 마이크 로크를 연기했고, 앤 헤이시는 지질학자 에이미 반스로 출연했다.오래전에 본 영화인데도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장면들이 있다.신기하게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거대한 용암이 아니다.회색빛 화산재가 도시를 뒤덮던 모습, 위험에 처한 아이 한 명을 끝까지 구하려던 사람들, 그리고 살 수 있었는데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동료 곁에 남았던 한 사..
《에이리언》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때부터 내게 에이리언은 그저 무서운 괴물이었다.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따지지도 않고,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도 구별하지 않는다. 눈앞에 인간이 나타나면 공격하고,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거나 맞서 싸워야 했다.그래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를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이번에는 에이리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에이리언과 맞서 싸우는 또 다른 외계 종족, 프레데터가 등장했다.처음에는 프레데터 역시 인간에게 위협적인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내가 알고 있던 에이리언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에이리언은 인간을 가리지 않았다에이리언에게 인간은 그저 공격 대상일 뿐이다.누가 착한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누가 자신을 공격했고 누가 ..
《에이리언 1·2》와 《에이리언 3·4》까지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도대체 에이리언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처음 에이리언을 봤을 때는 그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무시무시한 생명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인간과 에이리언의 싸움뿐 아니라 인간의 기원과 생명 창조에 관한 이야기까지 등장하기 시작한다.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낸 영화가 《프로메테우스》이고, 그 뒤를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이어간다.그리고 2024년에는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등장하면서 다시 초기 에이리언 영화에서 느꼈던 공포로 돌아갔다.프로메테우스 — 인간을 만든 존재를 찾아 우주로《프로메테우스》는 이전 에이리언 영화들과 시작부터 느낌이 다르다.이번에는 에이리언에게 쫓기는 인간의 이야기보다 ‘인간..
《에일리언》 1편과 2편을 지나면서 리플리는 수없이 에일리언과 맞서 살아남았다.특히 2편의 마지막은 꽤 희망적이었다. 리플리는 뉴트를 구했고, 힉스와 비숍도 함께 살아남아 이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에일리언 3》은 시작부터 그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버린다.2편에서 살아남았는데, 3편의 시작은 너무 허무했다《에일리언 3》(1992)은 2편 직후의 이야기다.리플리와 뉴트, 힉스, 비숍이 타고 있던 우주선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탈출선은 피오리나 161이라는 교도소 행성에 추락한다.그 과정에서 뉴트와 힉스는 목숨을 잃고 리플리만 살아남는다.2편에서 그토록 힘들게 뉴트를 구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상당히 허무한 시작이다.뉴트는 단순히 함께 살아남은 아이가 아니었다. 리플리가 목숨까지 걸고 구해..
영화 《에일리언》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지금이야 우주를 배경으로 온갖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가 흔하지만, 내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이런 모습의 우주괴물을 본 기억이 없었다.사람을 공격하는 괴물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낯설었는데, 에일리언의 모습은 정말 기괴했다.특히 지금까지도 적응이 안 되는 게 있다.입 주변에서 끈적끈적한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다.아무리 봐도 더럽고 징그럽다.나는 원래 이런 종류의 괴물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에일리언》은 이상할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아마 괴물의 생김새보다 더 충격적인 설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인간의 몸을 숙주로 이용한다는 충격《에일리언》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간이 외계 생명체의 숙주가 된다는 설정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영웅으로 알고 살아온 아들이 있다.아버지는 인류를 위해 우주 깊숙한 곳으로 떠난 위대한 우주비행사였다.그러나 오래전 실종됐고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어쩌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그것도 지구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멀리 떨어진 해왕성 부근에서 말이다.영화 는 우주비행사 로이 맥브라이드가 오래전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태양계 깊숙한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다.처음에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우주 탐사처럼 보인다.하지만 로이가 아버지에게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평생 믿어왔던 아버지의 모습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애드 아스트라’는 무슨 뜻일까?영화 제목인 Ad Astra(애드 아스트라)는 라틴어로 ‘별을 향..
120년 동안 잠든 채 새로운 행성으로 여행한다면 어떨까.눈을 감았다 뜨면 지구를 떠난 지 120년이 지나 있고, 눈앞에는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영화 는 이런 미래의 우주여행에서 시작한다.5,0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초대형 우주선 아발론호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식민 행성인 홈스테드Ⅱ로 향한다.여행 기간은 무려 120년.사람들은 동면 장치 안에서 잠든 채 여행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몇 달 전 깨어나도록 되어 있다.그런데 한 남자가 예정된 시간보다 너무 일찍 눈을 뜬다.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은 약 90년.그리고 그는 우주선에서 혼자였다.120년 동안 우주를 여행하는 아발론호아발론호는 수천 명의 사람을 태우고 새로운 행성으로 향하는 거대한 우주선이다.승객들은 지구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행..
인류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 찾아온다.지구 밖에서 처음으로 생명체가 발견된 것이다.하지만 그 발견이 인류에게 축복이 아니라 재앙의 시작이라면 어떻게 될까.영화 는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에서 발견된 생명체를 연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우주 스릴러다.처음 발견됐을 때만 해도 작은 세포에 불과했던 생명체.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다.그리고 우주정거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곧 자신들이 무엇을 깨웠는지 깨닫게 된다.화성에서 발견된 최초의 생명체국제우주정거장에 화성 탐사선이 가져온 토양 샘플이 도착한다.대원들은 그 안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한다.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확인된 지구 밖 생명체였다.세상은 흥분한다.지구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