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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1편과 2편을 지나면서 리플리는 수없이 에일리언과 맞서 살아남았다.
특히 2편의 마지막은 꽤 희망적이었다. 리플리는 뉴트를 구했고, 힉스와 비숍도 함께 살아남아 이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에일리언 3》은 시작부터 그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2편에서 살아남았는데, 3편의 시작은 너무 허무했다
《에일리언 3》(1992)은 2편 직후의 이야기다.
리플리와 뉴트, 힉스, 비숍이 타고 있던 우주선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탈출선은 피오리나 161이라는 교도소 행성에 추락한다.
그 과정에서 뉴트와 힉스는 목숨을 잃고 리플리만 살아남는다.
2편에서 그토록 힘들게 뉴트를 구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상당히 허무한 시작이다.
뉴트는 단순히 함께 살아남은 아이가 아니었다. 리플리가 목숨까지 걸고 구해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새 엄마와 딸 같은 정까지 생겨 있었다.
그런데 3편은 그 관계를 시작부터 사라지게 만든다.
이번에는 총도 없는 곳에서 에일리언과 싸운다
리플리가 떨어진 피오리나 161은 남성 죄수들이 생활하는 교도소 시설이다.
문제는 이곳에 에일리언과 싸울 만한 제대로 된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리플리와 함께 또 하나의 에일리언이 들어온다.
1편이 폐쇄된 우주선 안에서 한 마리의 에일리언에게 쫓기는 공포였다면, 2편은 무장한 해병대와 수많은 에일리언의 전투에 가까웠다.
3편은 다시 도망치고 숨고 에일리언을 유인해야 하는 공포로 돌아간다.
죄수들은 총 대신 시설의 구조와 설비를 이용해 에일리언을 잡으려 한다.
에일리언이 리플리를 죽이지 않았던 장면

3편을 생각하면 나는 이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에일리언이 리플리의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왔는데도 이상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처음 볼 때는 왜 죽이지 않는지 의아했는데, 나중에 리플리의 몸속에 에일리언 퀸의 배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제야 그 장면이 이해됐다.
리플리는 에일리언에게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새로운 퀸을 품고 있는 숙주였던 것이다.
오래전에 본 영화라 세세한 장면은 많이 잊었는데도, 에일리언이 리플리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가 밝혀지는 이 설정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에일리언이 무작정 사람을 공격하는 괴물로만 보이다가, 자기 종족의 번식과 관련된 본능에는 철저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리플리의 몸속에 에일리언 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웨이랜드-유타니 회사도 움직인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리플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몸속에 있는 에일리언 퀸이다.
에일리언 시리즈를 보다 보면 에일리언 자체도 무섭지만, 그것을 연구하고 이용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리플리는 회사의 말을 믿지 않는다.
결국 자신이 죽더라도 에일리언 퀸을 인간에게 넘기지 않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용광로 속으로 몸을 던진다.
이렇게 리플리의 이야기는 완전히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4편이 나온다.
200년 후, 리플리가 다시 돌아오다

《에일리언 4: 부활》(1997)은 3편으로부터 무려 200년 후의 이야기다.
그런데 죽었던 리플리가 다시 등장한다.
방법은 복제였다.
과학자들은 리플리의 유전 정보를 이용해 그녀를 복제한다.
그런데 리플리를 다시 살려낸 목적부터 심상치 않다.
리플리라는 인간을 되살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녀의 몸속에 있었던 에일리언 퀸을 얻기 위해서였다.
결국 3편에서 리플리가 목숨까지 버리면서 막으려고 했던 일이 200년 뒤 인간에 의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다시 살아난 리플리는 예전의 리플리가 아니다
복제로 태어난 리플리는 이전의 리플리와 완전히 같지 않다.
복제 과정에서 인간인 리플리와 에일리언의 유전적 특성이 뒤섞이면서 새로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4편의 리플리 8은 이전보다 강한 신체 능력을 보이고, 에일리언과도 묘한 연결성을 가진다.
1편에서 에일리언에게 쫓기던 평범한 인간이었던 리플리가 4편에 와서는 오히려 에일리언의 특성을 일부 가진 존재가 된 셈이다.
이 설정 하나만으로도 4편은 앞선 작품들과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다.
인간은 또 에일리언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년이 지나도 인간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에일리언을 연구하고 이용하려 한다.
심지어 인간을 납치해 에일리언 번식을 위한 숙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에일리언이 인간의 뜻대로 얌전히 갇혀 있을 리 없다.
결국 에일리언들이 연구시설을 탈출하면서 또다시 참사가 벌어진다.
1편부터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다.
인간은 에일리언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욕심 때문에 결국 더 큰 재앙을 만들어낸다.
죽음으로 막았는데 인간이 다시 시작했다
3편과 4편을 연결해서 보면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3편에서 리플리는 자기 몸속에 있는 에일리언 퀸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렸다.
그런데 4편에서는 인간들이 리플리를 복제하면서 에일리언까지 다시 되살려낸다.
리플리가 목숨을 걸고 끝내려고 했던 일을 결국 인간이 다시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돌아온 리플리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인간도 아니다.
처음에는 에일리언에게 쫓기던 한 인간의 이야기였는데, 4편에 이르면 인간과 에일리언의 경계 자체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에일리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처음 《에일리언》을 봤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당연히 괴물이었다.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고, 사람의 몸을 숙주로 삼아 번식하는 생명체 자체가 공포였다.
그런데 3편과 4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 다른 모습도 보인다.
에일리언은 자신의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반면 인간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알면서도 계속 잡아다가 연구하고, 번식시키고, 이용하려 한다.
에일리언도 무섭지만 인간의 욕심도 만만치 않다.
어쩌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진짜 재앙은 괴물 자체보다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FAQ
Q. 에일리언 3는 2편과 바로 이어지나요?
그렇다. 2편에서 탈출한 리플리 일행이 귀환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면서 3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Q. 에일리언이 왜 리플리를 죽이지 않았나요?
리플리의 몸속에 에일리언 퀸의 배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플리는 새로운 퀸을 품고 있는 숙주였다.
Q. 리플리는 에일리언 3에서 정말 죽나요?
그렇다. 자신의 몸속에 있는 퀸을 인간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Q. 그런데 에일리언 4에서 리플리는 어떻게 다시 등장하나요?
3편으로부터 200년 후 과학자들이 남아 있던 유전 정보를 이용해 리플리를 복제한다.
Q. 4편의 리플리는 이전의 리플리와 똑같나요?
아니다. 복제 과정에서 에일리언의 유전적 특성이 섞인 리플리 8이기 때문에 이전의 리플리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마무리
《에일리언 3》에서 리플리는 에일리언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렸다.
그런데 《에일리언 4》에서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리플리와 에일리언이 다시 세상에 등장한다.
그래서 3편과 4편은 단순히 괴물과 싸우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이용하려는 인간의 욕심과 그로 인해 반복되는 재앙이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리플리를 중심으로 이어진 《에일리언》 1~4편의 큰 이야기다.
하지만 에일리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괴물은 대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다음 이야기는 시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가 《프로메테우스》에서 다시 시작된다.

